Published: June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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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싱크홀에 빠진 줄만 알고, 구조요청을 하러 핸드폰을 열었는데 신호가 잡히지 않음.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은 기절한 사람도 많았고, 정신을 차린 몇몇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봐야 한다/ 구조가 올 때까지 버스 안에서 기다리고 있자로 파가 나뉘어 싸우고 있었음. 이를 어쩐다...

솔음은 핸드폰 뒤에 붙여 준 호출기를 만지작거렸음. 최 요원이 "이거 누르면 어디 있어도 나한테 신호 오니까, 혹시 위험한 일 생기면 꼭 이 버튼 눌러." 하면서 붙여 준 호출기였음. 평소와 달리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최 요원을 보며,

"에이 저같이 평범한 사람한테 최 요원님 부를 일이 뭐가 있어요"라고 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 버튼 누를 상황일까? 하면서 고민하는 솔음. 그 사이에 아웅다웅하던 사람 들 중 몇 명이 버스 문을 강제로 열고 나갔음.

- 미쳤나봐! - 이럴 땐 가만히 있어야지! - 무슨 상황인진 확인해야 할 거 아뉴!! 버스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음. 그리고, 잠시 후. 카아아아아악!!!! 괴물이 나타나 방금 나간 사람들 중 하나로 추정되는 시체를 버스 창문에 집어던졌음. 주욱- 빨간 피가 창문 아래로 흘러내리는게

현실감이 없어 꼭 페인트를 보는 것 같았음. 버스 안의 사람들은 경악한 채로 몸을 굳혔음. - 저... 저게 뭐야...? 어떤 사람이 겁먹은 얼굴로 나직히 속삭이자, 곧 괴물이 소리가 난 곳을 찾는 듯 버스 바깥에서 이리저리 움직였음. 그리고, 패닉에 빠진 옆 자리 사람이 소리를 지르려는 찰나...

김솔음이 잽싸게 옆 자리 사람의 입을 막았음. 본능적으로 저 괴수인지 괴물인지가 소리에 반응하여 움직인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임.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핸드폰에 붙어 있는 호출기를 눌렀음. 국정원에 저런 괴물과 싸울 수 있는 사람도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누군가가 구해주러 오길 바라는 애타는 마음이었음. '오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알 수 없는 상황에 몸이 덜덜 떨리는 걸 이를 꽉 깨물며 참았음. "히이...이..." 앞자리에서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괴상한 소리가 들려왔음. 그런데, 버스 앞에 여러 마리의 괴수가 나타난 거임.

김솔음은 눈을 꾹 감았음. 최 요원님... 최 요원을 만났을 때부터 결혼까지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음. 자신은 항상 최 요원이 먼저 떠나거나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약간의 후회가 스쳤음.

그리고 그 시각, 최 요원은 호출기가 울리는 걸 보자마자 하고 있던 회의고 뭐고 gps 신호를 따라 뛰어나갔음. 그리고 현장에 도착하자. 버스 승객들과 함께 반파된 도로 위에 서 있는 김솔음을 발견함. "너...! 피, 피 뭐야!!" "제 피 아니예요..." 한편으론 김솔음도 어리둥절한 상태임

갑자기 제가 퇴근 하던 중 서울 한복판에서 싱크홀 같은게 생겨서 버스가 거기 떨어졌는데요 그 안에서 괴물이 나와서 사람을 죽였어요 그리고 제가 너무 무서워서 빨리 여기서 벗어날 방법을 생각하다가 버스로 괴물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한 번 해봤더니 진짜 괴물들이 다 죽었어요

그리고 거기서 나왔더니 남편이 뭔... 재난관리국이라고 써 있는 옷에 자전거를 타고 도착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죠???? 둘 다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 떡 벌리고 있는 상태에서 헉... 헉... 뒤에서 최 요원이랑 같은 옷 입은 요원들 몇 명이 땀을 주룩주룩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나타남...

주작반 팀원들이 급하게 뒷처리를 하는 동안, 김솔음은 괴담을 파훼시킨 주요 인물로서 재관국에서 간단한 참고 조사를 받으러 이동하게 됨. 최 요원이 솔음에게 뭐라고 전하려 했지만, 회의 중 남편 구하러 간다고 사라진 최 요원에게 현장 종료 되었다면 빠르게 복귀하라는 전화가 왔기 때문에

더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음. - 이따 집에서 얘기하자 최 요원은 이 말만 남기고 사라짐. 그래서 최 요원 정체가 뭔데? 국정원 아니었어?? 김솔음은 공무원증을 내밀며 자신을 따라오라는 직원을 괜히 따라갔다 기억이 소거라도 당하는 게 아닐지 의심스러웠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었으므로 군말없이 직원을 따라감. 혹시 자기도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나 순간 걱정했지만 다행히 솔음은 택시를 타고 갈 수 있었음. - 도착해서 간단한 사정청취만 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솔음은 같이 이동하는 30대 중반 정도의 인상 좋은 요원에

약간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음. 그리고 재관국에 도착한 솔음. 평범한 분위기의 사무실에 앉아 자신과 함께 이동한 요원에게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말하게 됨. - 자. 이름이? - 김솔음입니다. - 네. 솔음씨. 그럼 오늘 겪은 일을 저에게 순서대로 말씀해주시겠어요?

분명히 저랑 말하는 건 앞에 있는 요원 한 명일텐데 여기저기 귀 쫑긋 하고 있는게 느껴져서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음. 그래도 열심히 자기가 겪은 일을 브리핑했음. - (…) 소리랑 빛에 약하다는 확신이 들어서 버스 기사님께 풀 악셀을 밟아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저 뒤쪽에서 작은 와… 소리와

동시에 등짝을 때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음. 그 소리에 솔음을 인터뷰하던 요원이 뒤를 찌릿 쳐다보자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히 타자치는 소리만 들림. - 저 소리는 신경쓰지 마시고요. 그럼 그 이후에 빠졌던 싱크홀 위로 다시 올라오셨다는 거죠? - 네. 그런데 괜찮다면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 제가 대답해드릴 수 있는 거면 대답해 드릴게요. - 여기가 뭐 하는 곳인가요? 솔음은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음 - 제 남편이 혹시 위험한 일에 빠지면 누르라고 이 호출기를 줬는데, 이걸 누르니까 요원님이랑 같은 옷을 입은 직원분들이 오셔서요. 혹시 비밀 기관 같은 건가요?

(이어) 말하기 곤란하시면 말씀 안 하셔도 돼요. 마지막 말은 거의 속삭이듯이 했음. - 네?? 비밀 기관이라뇨. 잠시만요. 최 요원이 자기 어디서 일하는지 말 안했어요? 요원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더니 한참 서랍에서 뭘 뒤적거렸음. 그 때 파티션 옆자리에서 갑자기 팜플렛 하나가 툭 넘어옴.

[초자연재난관리국: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부터 당신의 일상을 지킵니다.] 정부기관 특유의 폰트와 디자인이 눈에 띄었음. 초자연재난관리국 (이하 관리국)은 상식을 초월하는 현상들, 우리가 흔히 '괴담'이라 부르는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사회의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우리는 매일 당신의 일상 속에서 알 수 없는 재난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관리국의 임무, 핵심 가치 등이 주욱 나열되어 있었음. -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단 이거 보시는게 나을거예요. 한참을 얇은 팜플렛을 읽고 난 솔음의 얼굴이 핼쓱해졌음.

- 그럼 제가 오늘 괴담에 떨어졌었다는 겁니까? - 네. 저희는 재난이라고 부르는데, 예상 범위 밖의 방법으로 파훼하셨던데요. 역시 최 요원님의 배우자답다고나 할까... 갑자기 옆에서 다른 요원이 쓱 나타더니 말을 걸었음. - 그래서 말이죠. 김솔음 씨, 혹시 지금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 그냥 평범한 직장인인데요. - 그럼 혹시 관리국에 들어올 생각 없어요? - 네? - 아 우리가 정기 채용도 하는데 종종 이렇게 스카우트로 특채도 하거든요. 그런데 김솔음 씨 같은 인재는 놓치기가 아까워서 말이지. - 인재요? - 그럼 인재죠. 보통 사람은 솔음 씨 같은 상황이면 도망치기 바쁠걸요.

(이어) 보통 민간인들만 재난에 빠지면 전멸하기 십상인데, 솔음 씨는 냉철한 판단력과 뛰어난 행동력으로 모두를 구해냈잖아요. 현장 요원에 딱 맞는 재능인데. 보기 드문 재능을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썩히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요? - 그런 쪽으로는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애초에 관리국이라는

(이어) 곳의 존재도 지금 알았는걸요. - 지금 알았으면 됐지 뭘. 거기에 최 요원이랑 같이 일하면 둘이 사내커플하고 좋겠네 갑자기 저기서 귀 쫑긋하고 있던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왔음. - 맞아요. 둘이 어딜 가든 따라다닐 수 있겠는데? - 나도 우리 여보랑 같이 회사 다니면 너무 좋겠다~

- 사내에서 애정행각 해도 아무도 뭐라고 안할텐데 - 부부공무원이면 청약도 잘 되지 않아? 우글우글 몰려온 직원들에 김솔음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로맨스 남주처럼 최 요원이 직원들을 헤치고 등장함. - 다들 제 남편 둘러싸고 뭐 하세요?

-우리 지금 최 요원 남편분한테 관리국 들어오라고 꼬시고 있는 중인데 - 맞아 빨리 최 요원도 한 마디 해봐~ 다들 부담스러운 눈으로 김솔음만 초롱초롱 쳐다보면서 말하는데 평소라면 너스레를 떨 최 요원의 표정이 굳었음. - 제 배우자는 그냥...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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